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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진실한 사람일까?"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마음과 말이 하나가 되고,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 거짓과 꾸밈없이 온전히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은 모두의 바람일 것입니다. 바람이 나뭇잎을 속이지 못하고 강물이 바위를 에둘러 흐르듯,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진실도 결국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유교에서는 이렇게 드러난 사람의 참된 모습을 '성(誠)'이라 불렀습니다.
'성(誠)' 마음의 진실함,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유교에서는 인간의 선천적 도덕성, 즉 본래 선한 본성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나를 닦는다'는 수기(修己)는, 바로 이 내면의 보석을 스스로의 노력과 정성으로 부지런히 갈고닦아 그 본래의 빛을 되찾는 과정, 이것을 성(誠)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내면의 선함을 갈고닦아 하늘의 도에 이르고자 했던 길(誠), 이 길은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노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물어봅니다. "과연 내 노력만으로 충분한가?" "그 마음이 진실(誠)에 다다를 수가 있기는 한 것인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무 때나 불쑥 솟아나는 이기심과 어두운 욕망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실하고자 애쓸수록 오히려 위선이라는 또 다른 거짓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내 힘으로 파고 들어간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는 과연 순수한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의 끝에서, 다른 길 하나를 만납니다. 내가 진실을 '향해' 가는 길이 아니라, 진실 그 자체가 '나에게' 찾아오는 길을 말입니다.
진실(誠)에 이르는 길
진실함에 이르는 두 개의 길이 있습니다.
첫 번째 길은 '스스로 닦는 길'입니다.
내 안의 가능성을 믿고, 나의 노력과 수양을 통해 마음의 진실, 즉 '성(誠)'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는 길입니다. 내 노력으로 한 층 한 층 쌓아 올리는 견고한 탑과 같습니다.
두 번째 길은 '은혜로 채워지는 길'입니다.
이 길은 인간 한계와 불완전함을 겸손히 고백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온전한 진실함에 도달할 수 없음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진리 그 자체이신 분의 길을 향하여 마음을 여는 길, 기독교의 길입니다.
참된 진실함은 내가 쌓아 올린 탑 위에 깃드는 것이 아니라, 텅 빈 내 마음에 채워주시는 그분의 사랑과 은혜가 차고 넘쳐흐르는 샘물과 같은 것입니다. 인간의 죄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단절시켰고, 이 단절이 우리 마음을 왜곡시켰기에, 참된 진실은 오직 하나님과의 '관계의 회복'을 통해서만 가능한, 사랑의 길입니다.
진실이 사랑으로 피어나는 자리
유교의 '성(誠)'이 자기 수양을 통해 이루는 길이라면, 기독교의 '진실함'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은혜로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바닥까지 파고들며 다다르려 했던 진실을 향한 마음의 여정이, 이제 나를 찾아오셔서 사랑으로 채워주시는 그분의 충만함 속에서 비로소 온전해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내가 진실하려고 애쓰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하신 그분의 사랑이 내 안에 머물기 때문에, 나의 삶도 비로소 진실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진실은 정직, 친절, 용서라는 사랑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오늘, 우리의 마음은 어떤 길 위에 서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혹 거짓됨과 위선을 감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면, 그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사랑과 은혜로 채워지는 자리로 나아감은 어떨지요. 그 따스한 사랑의 빛 앞에 나아가는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스스로를 진실하게 비추고 마침내 세상을 밝히는 하나의 따스한 등불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