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곧 금이다"라는 말에는 시간에 대한 오만한 착각이 스며 있다. 금은 땅에서 캐낼 수 있으나, 시간은 우주를 뒤져도 단 1초조차 건져 올릴 수 없다. 돈은 다시 벌 수 있고 빌려준 돈도 돌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은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은 영원하지도, 소유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마치 영원한 시간을 가진 듯 아무렇지 않게 허비한다. 푼돈 앞에서는 손을 움켜쥐고, 받아낼 돈 앞에서는 눈을 매섭게 뜬다. 그러나 시간만큼은 타인에게도, 무의미한 일에도, 심지어 해로운 일에도 너무나 관대하게 내어준다. 생명의 시간을 그렇게 허무하게 흘려보낸다. 그런 삶을 피하고자 시편 기자는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라고..
당연함이라는 감옥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 때까지, 우리는 많은 일을 거의 자동으로 해냅니다. 반복되는 일상, 좀처럼 변하지 않는 나의 한계, 어차피 뻔해 보이는 미래. 이런 것들이 어느새 단단한 벽이 되어 우리를 쳇바퀴 돌듯 살게 만듭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이것을 '돌 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x2=4’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성적 진리, 곧 자연법칙의 필연성에 빗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인간이 그 벽 앞에서 좌절하면서도 "아니, 2x2=5가 될 수도 있어"라고 외치는 존재라고 보았습니다. 자기 이익이나 합리성을 거슬러서라도 자유의지를 주장하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괴테도 비슷한 말을 남겼습니다. "천재의 위대한 승리는 평범한 것을 새롭게 보이게 하는 데 있다." 익숙함에 갇히면 지루함과..
순종의 실제: 로마서 7:18-21서론: 솔직한 고백지난 두 주 동안 우리는 순종의 진리들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직면해야 할 솔직한 질문이 있습니다:"알기는 아는데, 왜 순종이 이렇게 어려울까요?"이것은 매우 정직한 질문입니다. 사도 바울도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로마서 7:18–19 —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본론 1: 순종이 어려운 이유들1) 죄성과 육신의 연약함로마서 7:21 —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죄성과 육..
서론: 순종과 복은 모두 사랑의 표현지난주에 우리는 믿음과 순종의 동시성에 대해 배웠습니다. 또한 순종은 복을 얻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이미 받은 구원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오늘은 순종이 역설적으로 불러오는 복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순종의 복을 말하기 전에, 불순종의 결과를 먼저 보려고 합니다. 그래야 순종의 복이 얼마나 귀한 사랑의 표현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론 1: 불순종이 파괴하는 것 — 모세와 아론의 비극성경이 보여주는 불순종의 비극은, 처음부터 하나님을 부정하거나 도중에 떠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가장 가까이 두시고, 가장 크게 쓰신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모세와 아론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과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을 나눈 ..
감사의 열매로서의 순종 — 값비싼 은혜와 믿음과 순종의 동시성본문: 사무엘상 15:22, 야고보서 2:14-26"사무엘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의 목소리를 청종하는 것을 좋아하심 같이 좋아하시겠나이까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사무엘상 15:22)"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야고보서 2:26)서론: 신앙의 두 가지 함정과 참된 복음의 길사랑하는 성도 여러분,오늘부터 4주에 걸쳐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라는 주제로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주는 "순종은 율법적 의무인가, 사랑의 표현인가?"라는 질문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선언입니다."기독교 신앙은 기복신앙도 아니고, 율법주의도 아니..
목적과 목표: 공허의 시대를 건너는 나침반"사진 속 여행객처럼, 우리네 인생은 수많은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여행과 같습니다. 그런데 혹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할 경유 공항에다 짐을 풀고 '여기가 내 목적지다'라고 착각하여 그 곳에 집착하며 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우연히 교육 전문가로 잘 알려진 조남호 강사의 강연 콘서트, 〈공허의 시대 2.0〉 1부 ‘목적주의의 역습’을 시청했다. 그는 현대인이 느끼는 깊은 공허의 원인을 ‘목적주의’라는 잘못된 프레임에서 찾았다. 강연의 요지는 현대인들이 돈, 성공, 경제적 자유 같은 '외부적인 목적'에 매몰되어 살다 보니, 정작 그것을 달성해도 허무해지거나 혹은 달성하지 못해 좌절과 번아웃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는 진화론적 관점을 빌려 "인간은 어떠한 목적을 위해 ..